다이어랙티컬 행동치료(변증법적 행동치료)
Marsha M.Linehan 저 , 조용범 역
제1장 경계선 성격장애 내담자를 위한 심리사회적 기술훈련 이론
경계선 성격장애자는 아무리 효과적인 약물요법을 받고 있더라도 심리사회적 치료가 필수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매뉴얼에 있는 심리사회적 기술훈련은 다이어렉티컬 행동치료(dialectical behavior therapy:DBT)라는 치료모델을 기초로 하고 있다.
이론과 철학은 치료자가 내담자를 대하는 태도와 치료방법 자체에 대한 태도를 결정하기 때문에 치료자와 내담자의 관계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올바른 치료적 관계를 형성하는 것은 자살 위기를 겪고 있거나 경계선 성격장애를 보이는 사람을 치료하는 데 필수적인 것이다.
1. 다이어렉테컬 세계관과 기본 가정
현실과 인간행동의 본성에 대한 다이어렉티컬한 관점은 다음의 세 가지 중요한 성질을 공유한다.
첫째, 다이어렉틱스는 현실의 궁극적인 상호 연관성과 일체성에 주안점을 둔다.
한 시스템의 개체에 대한 분석은 매우 제한적 가치만을 지니는 것으로, 이 분석이 부분과 전체에 대한 명백한 연관성을 보여 주어야만 의미가 있다고 본다. 우리는 근접적인 맥락뿐만 아니라 거시적인 맥락에서 행동ㅇ르 이해해야 하고, 개인의 행동양식 간 상호 연관성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일련의 기술을 습득하기 위해서는 그것과 연관된 다른 기술을 동시에 습득하지 않고는 매우 어려운 것이다. 인간이 심리사회적 기술을 효과적으로 습득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근접 환경뿐만 아니라 문화적 상황 역시 그 학습을 지원해 주어야 한다. 개인은 자신을 조절하는 기술과 함께 자신의 환경에도 영향을 주어서 바꿀수 있어야 한다.
둘째, 현실은 내재적으로 양립하는 두 개의 힘, 즉 정(thesis) 반(antithesis)의 조합으로 형성되며, 이 두 힘의 통합은 또 다른 양립하는 힘으로 발전하게 된다. 이러한 변증법적인 아이디어의 핵심은 모든 진술은 그 안에 반대되는 속성을 내포한다는 점이다. 골드버그(1980:295-296)는 “나는 진리가 역설적이라고 가정한다. 즉, 각각의 지혜는 스스로 모순을 포함하고 있으며, 진리는 상호 양립하면서 존재한다.”라고 말하였다. 특히 진리는 상호 양립하면서 존재한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이런 의미에서 역동적 갈등이론과도 호환되는 면이 있다고 볼 수 있다. 경계선 성격장애의 대표적 성질로 보이는 이분법적이고 극단적인 사고와 행동, 그리고 감정은 바로 현실의 다이어렉티컬한 측면을 도외시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즉, 개인이 양 극단에 빠져 통합적으로 움직일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이다. 내담자가 실행 가능한 통합을 이루어 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셋째, 양극적 상태는 내담자가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할 필요성과 스스로를 위해 변화해야 하는 필요성 간에 나타나는 변증법이다. 양극성은 내담자가 자신감을 회복해 가며 자신이 목표로 하였던 것을 얻으면서 필수불가결하게 발생하는 잃어버리게 되는 것 간의 긴장이다. 양극성은 내담자가 자신의 인격적 통합성을 유지하고 자신의 어려움에 대한 자신만의 관점을 수인화(validate) 하는 것과 자신의 고통을 경감시키기 위해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는 것 간의 긴장이다. 만일, 내담자가 새로운 기술을 배움으로써 증상이 호전된다면, 내담자는 지금까지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몰랐기 때문이었다는 관점을 정당화할 수 있게 된다. 내담자가 새로운 기술을 배우는 것은 다른 사람의 관점 또한 정당화하는 것이 된다. 현실의 궁극적인 성질은 내용이나 구조에 있는 것이 아니라 변화와 과정에 있다는 가정이 도출된다. 내담자가 변화에 잘 적응해 나가고 편하게 느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에 그 목표를 두어야 한다. 치료자는 기술훈련 중에 내담자가 어떻게 변화해 가는지 항상 자각하고 있어야 할 뿐 아니라 치료자 자신과 치료자가 적용하는 치료가 시간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는지에 대해서도 자각하고 있어야 한다.
2. 경계선 성격장애의 생물사회적 이론
경계선 성격장애에서 가장 근본적인 장애인 감정조절장애는 생물학적인 소인과 환경적 맥락, 그리고 발달 과정에서 이 두 요인이 상호작용한 결과로 발생한다고 본다. 감정조절을 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데 , 이런 조절장애는 정서적 유약성에 따라 형성될 뿐 아니라 부적응적이고 부적합한 감정조율 전략 때문에 발생한다.
경계선 성격장애자의 정서적 유약성은 다음과 같은 특징으로 정의할 수 있다.
-정서적 자극에 매우 예민하다.
- 정서적 자극에 매우 강렬하게 반응한다.
- 정서적인 자극을 받게 되면 평상시의 정서 상태로 돌아오는 데 시간이 걸린다.
부적절한 행동반응을 억제하고, 외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적절한 행동을 할 수 있도록 체계화한다. 또한 과도한 감정으로 유발되는 신체적 각성 상태를 자가완화시키며, 과도한 감정을 느끼는 상황에서 주의 집중 방향을 재조정한다. 자신에게 나타나는 강렬한 감정과 이에 수반된 행동을 조절하는 능력이 없고, 과민하게 과도하게 반응하는 정서반응체계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것은 유전적 소인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한 부분이라도 이상이 발생하면 그것이 초기 감정의 유약성의 단초가 되며 감정 조율은 더욱더 어려워진다.
1) 감정조절장애에서 비수인적 환경의 역할
비수인적 환경은 감정적인 유약성을 지니고 태어난 아이들에게 해롭다. 정서적으로 유약하고 즉각적이고 즉흥적인 사람은 지지적인 환경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상황에서도 다른 사람들로부터 비수인적인 반응을 유발한다. 사적인 경험에 변덕스럽거나 부적절하게 반응하는 것이다. 특히 다른 사람이 동감할 수 없는 사적인 경험, 즉 일반적인 의견을 따르지 않는 것이면 더욱 무감각하게 반응한다. 비수인 환경은 이렇게 일반적인 의견을 따르지 않는 개별적 경험에 매우 극단적으로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 인간 감정의 현상학적, 신체적, 인지적 구성 요소는 매우 원형적인 사적 경험이기 때문에 이에 반하는 경험은 매우 비수인적 반응을 일으키게 된다는 것이다. 즉응적인 감정조절기술을 키워 주는 이상적인 환경에 대해서 살펴보자.
정상적인 가정의 경우 가족 구성원의 개인적 경험을 넓은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수인화하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부모의 순하고 잘 조율된 반응은 아이에게 자신과 다른 사람의 감정도 잘 구분할 수 잇는 능력을 키우게 된다.
반대로 비수인적인 가족은 심각한 문제를 보인다. 아이의 개인적 경험과 아이의 주변인(예:부모)이 그 아이의 개인적 경험을 기술하고 반응하는 방식 간의 불일치는 경계선 성격장애와 같은 행동문제를 만들어 내는 학습 환경을 제공하게 된다. 비수인 환경은 아이가 성장 과정에 필요한 적절한 반응을 하지 못하게 할 뿐 아니라 감정의 정상적 표현, 특히 부정적 감정을 적절하게 표출하지 못하게 한다. 이 환경은 마음이 아픈 경험은 무시되고 그 원인을 동기 부족, 자기 규율 부족, 긍정적 태도를 가지지 않는 것과 같은 부정적 성격 요인 탓으로 돌려 버리게 한다. 강렬한 긍정적 감정조차도 판단력이나 자기성찰 능력 부족이나 충동성 성향으로 보기도 한다.
비수인적 태도는 필요한 신체적인 상태를 갖추고 있으면(생물학적 소인이 없다면) 거의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유용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정서적으로 유약성 소인이 있는 아이에게는 매우 파괴적인 영향을 끼친다. 경계선 성격장애를 보이는 사람의 대략75% 이상이 어떠한 형태로든 아동기에 성적 학대를 받았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2) 감정조절 장애 발생학
강렬한 감정은 행동을 조직화하고 재조정하며, 특정한 행동을 준비하게 한다. 충동적 행동, 특히 의사자살 행위는 부적응적인 것으로 생각할 수 있으나, 한편으로 매우 효과적인 정서조절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경계선 성격장애자는 자해행동 후에 불안이나 심하게 부정적인 정서 상태가 완화된다는 보고가 이어지고 있다. 자살행동은 환경에서 조력행동을 얻어 내는 매우 효과적인 방법인데 이렇게 함으로써 정서적 통증을 일으키는 환경을 피하거나 바꿀 수 있게 된다.
감정적인 흥분 상태를 조절하는 능력이 없는 사람은 자신의 자아감을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것이 매우 어렵다. 자아감은 자신을 관찰하는 동시에 자신의 행동에 대한 타인의 반응을 관찰함으로써 형성된다. 정서적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은 정체성 발달의 전제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예측할 수 없는 감정의 불안정성은 인지적인 불일치와 행동의 비예측성과도 연결된다. 경계선 성격장애자가 정서적 반응을 억제하거나 억제하려는 노력은 자기 정체성을 확립하는 것을 방해한다. 개인은 타인에게 과도하게 의존하는 성향을 발달시키게 된다.
이렇게 충동적 행동과 과도한 부정적 감정 표현 조절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은 대인관계에서 엄청난 혼란ㅇ르 일으킨다. 특히, 분노와 분노 표현의 어려움 때문에 안정적인 대인관계를 유지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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